잡월드ON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 뒤 찌뿌둥한 날씨에 기상청 애플리케이션으로 날씨를 확인한다. 출근 준비 틈틈이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확인하고 늦지 않게 나선다. 운 좋게 버스 도착 정보에 ‘여유’라고 표시된 버스에 승차. 좌석에 앉아 길이 막히지는 않는지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보다가 ‘아, 오늘 택배 올 텐데!’라는 생각에 택배 조회 서비스로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꽤 흔한 출근길 모습.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숨어 있다. 모두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란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중 50% 이상은 공공데이터를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날씨, 버스 위치, 미세먼지, 우편번호 조회 등등 이미 우리 일상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할 뿐이죠. 공공데이터가 없다면 생활이 꽤 불편하실걸요?(웃음)”

공공데이터란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이 생산하고 보유 및 관리하는 교통·기상·의료·경제·환경 등의 모든 데이터를 의미한다. 즉 공공기관이 민간에 개방한 데이터란 뜻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는 기상, 교통 정보, 부동산 실거래 정보, 각종 금융 정보 등도 공공데이터에 속한다.

“이미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개방되어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데이터가 개방될 거예요. 그 안에서 진주를 캐는 것은 국민의 몫이죠.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책 제안, 공공서비스 개발, 수익화 사업모델을 구상해보세요.”
이재원 팀장의 말처럼 실제로 숨어 있는 진주를 찾은 사례는 수없이 많다.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다방과 직방을 비롯해 사업자 정보를 활용한 전문가 매칭 애플리케이션 숨고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다. 또 교통 정보를 활용한 네이버지도, 카카오내비, 카카오지하철과 환경공단의 대기오염 정보 및 기상청 날씨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날씨 서비스, 우정사업본부 국내우편물 종적조회 정보를 활용하는 택배 조회 서비스 등 국민 일상생활에 닿아 있는 모바일 서비스 대부분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제까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렀어요. 반면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모델을 수립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할 때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공적마스크 재고 정보를 제공한 것 또한 민관이 함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례 중 하나다. 또 2022년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아이디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결식아동의 건강한 식단을 돕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나비’는 공공데이터의 가치가 빛을 발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한 대학생이 고안한 ‘나비’는 지역별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결식아동과 지역 가게를 연결하고 결식아동의 건강상태를 예측하여 보다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재원 팀장은 처음부터 빅데이터 전문가를 꿈꾸지는 않았다. 대학생 시절에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보다는 보안 네트워크 분야가 주목받고 있었고, 그는 컴퓨터공학·데이터베이스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빅데이터 전문가로 활약하게 된 것은 2014년 NIA 합류 이후부터다. 연관성이 없던 것이 오히려 그에게 데이터에 대한 호기심을 불렀고, 데이터 분야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빅데이터 분석 방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머신 러닝, 데이터 마이닝 등의 관련 분야도 꾸준히 학습하며 빅데이터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통계학, 머신 러닝 관련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해요. 또 데이터 처리를 위한 프로그래밍 또는 분석 도구 활용 역량을 갖춰야 하지요.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으니 팀워크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학습 태도는 빠르게 발전하는 빅데이터 분야에서 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이재원 팀장은 빅데이터 분야에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전문가가 된 만큼 빅데이터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빅데이터 사회에서는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 사회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빅데이터 분야에 힘차게 도전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