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ON

A 안녕하세요? 저는 ‘와이드코어’라는 빅데이터 회사를 운영하는 신도용입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의 대표지만 ‘빅데이터 전문가’보다는 ‘데이터 인문학자’라는 타이틀로 저를 소개하고 있어요. 데이터를 만드는 주체가 사람인 경우가 많고,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려면 기술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 저희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컨설팅도 하고, 데이터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또한 빅데이터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강의와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이나 분석도 하지만 그보다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을 주로 해요. 직무로는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면서 이커머스 회사에서 데이터 입력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때 단순 입력 업무를 하는 것이 지루해서 데이터를 조금씩 분석해 보고를 드렸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서 사장님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었어요. 이후 회사의 전략기획팀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데이터를 다루다 빅데이터 컨설팅 회사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되었죠. 이런 경력이 이어져 빅데이터센터 운영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내가 잘하는 것과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잘 맞을 때 회사 생활이 즐겁다는 것을요. 게다가 그 일이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들면서 창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데이터에 흥미를 가진 것은 아니었어요. 엑셀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는데, 이것이 제 경력을 빅데이터 쪽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A 코로나19 시기에 자전거 수요가 급증했어요. 하지만 초기에는 그런 현상을 예상하지 못했죠. 현실에서는 자전거 수요가 늘어나고 3개월쯤 지나야 자전거 회사의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해요. 하지만 이 시기에 ‘자전거’라는 단어의 검색량을 파악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자마자 그 수치가 급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처럼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시장을 더 신속하게 읽고,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무척 중요합니다.

A 데이터 자체는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해도 이 데이터를 어떤 의도와 맥락에서 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가 항상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해관계에 맞닿아 있는 문제가 있을 때 과연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따지지 않고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계속 고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데이터 전문가가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업종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인지도 데이터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빅데이터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데이터 분석 기술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고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까지 포함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빅데이터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빅데이터는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이지요. 빅데이터는 굉장히 효율적이고 타당한 방법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A 마케팅 활동에서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명제입니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힘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넘어가고 있어요. 시장과 소비자의 생각을 읽고, 고객의 행동에 담긴 의도를 파악해 얼마나 적절한 마케팅을 하는지가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데이터 활용 능력입니다.

A 데이터 분석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는 통계학과나 산업공학과 또는 컴퓨터공학과가 유리한 측면이 있죠. 하지만 현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는 철학 등의 인문학 전공자나 소비자학 전공자를 뽑는 경우도 있어요. 기계적인 스킬이 아니라 세상의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문과 전공자도 인문학적 통찰력을 기반으로 기계적인 스킬을 갖춘다면 얼마든지 능력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A 어떤 직업이든 기본 스킬을 갖추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저는 이에 더해서 ‘가끔 멍 때리기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세상을 관찰하는 것, 여러 스킬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창의력이 길러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청소년들에게 공부를 하면서 창의적으로 쉬는 시간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