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이라윤 간호사

중환자실 간호사로
산다는 것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인으로서 간호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이라윤 간호사를 만나 간호사로 일하는 보람과
현실적 고충, 직업적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글 이경희, 사진 307스튜디오
중환자실 간호사로
산다는 것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인으로서 간호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이라윤 간호사를 만나 간호사로 일하는 보람과
현실적 고충, 직업적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글 이경희, 사진 307스튜디오

“제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부모님 두 분께서 모두 편찮으신 적이 있었습니다. 함께 병원에 가는 날이 많았는데 의사 선생님의 설명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이 분야를 공부해두면 꼭 의료인이 되지 않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호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졸업 후 자연스럽게 간호사가 됐어요.”

어린 시절의 특별한 체험이나 간접적인 경험,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직업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햇수로 9년째 일하고 있는 이라윤 간호사 역시 어릴 때 병원에서 느낀 깨달음이 발전해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가족을 위해 선택한 길

이라윤 간호사는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후 외과계 중환자실, 응급 중환자실, 코로나 중증 치료 병동 등 다양한 과를 거치면서 이력을 쌓아왔다. 현재는 중증환자 치료 병동에서 일하며 신입 간호사 교육도 하고 있다.
중증환자 치료 병동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환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24시간 돌아가는 특수 병실이기 때문이다.

“중환자실 환자들은 생존의 기본이 되는 혈압이나 심박동, 호흡 등이 유지되지 않는 분들입니다. 인공호흡기, 24시간 투석 기계, 체외막 산소화 장치 같은 기계 또는 고위험 약물을 사용하기 위해 입실하지요. 일반 병동은 보통 8시간 간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지만 중환자실은 최소 1시간에 한 번씩, 계속 관찰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환자 한 분 한 분에 대한 집중적인 간호가 필요합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은 통상 간호 시스템이 3교대로 돌아간다. 개인 병원은 환자가 진료를 보고 가는 간단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간호사가 대개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지만 2차 병원이나 3차 병원에 오는 환자는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치료 방법과 간호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얼핏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역할 역시 다르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별개의 직종입니다. 간호사는 4년제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서 면허증이 있어야만 해요. 간호조무사는 간호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을 발급받습니다. 간호사는 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보고, 간호조무사는 검사를 접수하거나 혈액은행에 가서 피를 가져다주는 일 등을 합니다. 간호사가 환자를 더 집중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보조를 해주는 거죠.”

이라윤 간호사는 간호사의 중요한 자질로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꼽았다.

보람, 슬픔, 고통의 경계에서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 사람의 생사에 관여하는 일을 하는 간호사는 다른 직업인과는 다른 특별한 희로애락을 느낀다.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면서 치료가 지지부진했던 환자가 그토록 원했던 물도 마시고 밥도 먹고 상태가 호전되어서 중환자실을 나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때는 정말 힘들어요.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을 설득하거나 사정하면서 치료를 이어가는데 폭언을 듣는 경우도 있거든요. 자살을 시도한 분을 힘들게 살렸는데 깨어나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가 정말 힘들죠.”

또 오랜 내원이나 입원으로 정이 든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 역시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이런 순간에 일에 더 집중합니다. 그 또한 저희 역할이고 간호사들이 동요하지 않아야 보호자들 또한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거든요.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는 것.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사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 평소에도 이런 사실을 되새기면서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

이라윤 간호사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든다. 떠난 뒤에도 계속 생각나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돌아가신 게 아니라 우리들 기억 속에 살아계신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돌아가신 제 외할아버지처럼요.”

이라윤 간호사는 간호사로 일하며 느낀 단상을 모은 에세이를 내기도 했다.

간호사는 힘들지만 보람 있는 유망 직업

누구나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100세 시대. 간호사의 역할은 늘어나고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간호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일할 사람은 부족하다는 의미죠. 간호사의 역할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의사를 보조한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의사와 협력하여 환자 진료를 돕는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어요. 환자에게 정확한 약을 투여하고 식사량도 관찰하며 환자의 통증도 다스리죠. 병원의 환경도 관리하면서 환자에게 최적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환자의 정서적 영역에도 함께 관여하면서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불안감을 해소해주기도 해요. 의료 분야는 법률하고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법의 개정이나 신설에 따라 앞으로는 간호사의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라윤 간호사는 자신이 9년 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로 ‘간호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꼽았다.

“사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간호사 생활을 보통 20대 초중반에 시작하거든요. 어린 나이에 질병, 죽음과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어서 감정적으로 힘들었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큰 배움을 얻었습니다. 나 자신을 잘 다스리게 되고, 삶의 어떤 부분에 의미를 두고 살 것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되었죠. 복잡한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해법도 체득했고요.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후로 삶을 대하는 자세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생명을 살린다는 사명감으로

이라윤 간호사는 간호학과를 나오면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말고도 보건 공무원, 산업 간호사, 공기업 직원, 연구 간호사, 교수, 시체 검시 조사관 등으로도 일할 수 있다는 정보도 주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한 자질이요? 일단 관찰력이 뛰어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환자의 작은 징후들을 잘 파악하면 병이 깊어지기 전에 치료를 할 수 있거든요. 또 양심을 정말 잘 지켜야 하고,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나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지요. 간호사가 되고 싶다면 일상에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세요. 나중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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