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은 ‘진로교육은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시작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여기,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초등 시기부터 진로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수원 능실초등학교의 이영균 선생님이다. 초등 시기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 다양한 역량을 계발할 수 있을까? 한국잡월드에서는 이영균 선생님을 직접 만나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초등 시기 진로교육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았다.
진로교육은 1970년대 이후에 쓰이기 시작한 용어로 과거에는 취업을 위해 기능을 가르치는 ‘직업교육’을 의미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 또한 진로교육을 아이의 장래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진로교육은 삶 전체를 아우르는 생애교육이자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과 소양, 직업 태도 및 가치관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합니다.
초등 시기는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에 대해 이해하고 성찰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아이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알아가며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이는 추후 일과 삶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는 무엇인지 정보를 얻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경험을 쌓으며 학업과 생활을 자기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게 됩니다.
진로교육은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의무로 진행해야 하고, 교육과정 내에서는 별개의 과목이 아닌 ‘창의적 체험활동’안에서 한 영역을 차지합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내 진로교육 시간은 학교, 학년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10시간 내외입니다. 진로교육 내용은 크게 자기 이해 활동, 진로 탐색 활동, 진로 설계 활동으로 구성되어 직업 흥미 검사, 직업 적성 검사, 직업인 초청 강연, 직업체험관 방문 및 현장학습 등을 진행합니다.
부족한 진로교육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교과 수업시간에 진로교육을 접목시켜 진행하기도 합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일반 교과 시간에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교과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직업인에 대해 알아보는 거죠. 여러 과목에서 글쓰기, 토론, 조사탐구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교과 통합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등 진로교육은 긍정적인 자기 이해와 가치 중심 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진로발달이론에 따르면 초등학생 시기의 아이들은 진로에 대해 추상적으로 생각하며 환상을 가지고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자신의 상상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자아개념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더욱 빛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일과 직업에 대한 이해와 탐색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 직업 정보 자체보다는 직업이 지니는 가치를 중심으로 탐색하는 것입니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가 아닌 ‘과학자가 되어 장애인을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처럼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는 거죠.
첫째, 진로교육은 아이 한 명 한 명의 특성에 맞춘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 개개인에 맞추어 개별 교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님이야말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로교육을 확장하고 내 자녀의 적성에 맞추어 재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둘째, 부모님은 아이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초등 진로교육은 가치 중심 교육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용기, 나눔 등의 가치는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직장생활, 일상생활을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그것을 모방하고 동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모델에 일체화하기 위해 노력하지요. 이 과정을 통해 진로교육을 실천하며 인성교육까지 꾀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진로선생님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먼저 교과서를 살펴봐주세요.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 중 아이가 어떤 내용에 관심을 갖는지 파악하여 ”이 부분이 왜 재밌다고 생각했니?, “이 내용이 실제 우리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등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며 아이가 학업에 있어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와 대화가 끝나면 포털사이트나 책에서 해당 내용과 관련한 정보, 동영상, 기사 등을 찾아 해당 직업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조금 욕심을 내 보자면 이 과정을 기록해 둘 것을 추천합니다. 해가 지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누적해서 기록해 나가다 보면 자신이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인지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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